상속세와 증여세, 2021년 정책 하나로 위상이 역전되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한국의 상속세와 증여세 징수액을 보면 극적인 변화가 나타납니다. 2016년에는 증여세가 상속세보다 훨씬 많았지만, 2025년에는 상속세가 증여세를 크게 앞지르게 된 것입니다. 이 반전은 단순한 증감이 아니라, 한 번의 세법 개편이 국민의 자산 이전 전략을 완전히 바꾼 결과입니다.

상속세 징수액 추이
상속세 징수액 추이

상속세와 증여세의 위상이 정반대로 뒤바뀌었다

2016년의 상황을 먼저 봅시다. 상속세 징수액은 약 2조 원, 증여세 징수액은 약 3조 4천억 원으로 증여세가 상속세를 크게 능가했습니다. 두 세금의 격차는 약 1조 4천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이 되면 완전히 반대가 됩니다. 상속세 징수액이 약 10조 원에 달한 반면, 증여세 징수액은 약 6조 4천억 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제는 상속세가 증여세를 약 3조 6천억 원이나 앞지르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한쪽이 늘고 한쪽이 줄어드는 정도가 아닙니다. 두 세금의 역할 자체가 바뀌었고, 그 격차는 약 2조 2천억 원 확대되었습니다. 자산을 물려주고 받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큰 의미를 가지는 변화입니다.

이 극적인 역전은 2020년과 2021년 사이 불과 1년 만에 일어났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변화의 거의 대부분이 한 시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2020년에는 상속세 징수액이 약 3조 9천억 원에 불과했는데, 2021년에는 약 6조 9천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78% 증가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증여세는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2020년 약 6조 5천억 원에서 2021년 약 8조 600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만, 상승률은 24%에 불과합니다. 상속세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는 동안, 증여세의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던 것입니다.

상속세가 갑자기 78%나 급증한 이 시점에 정부가 어떤 세법 개편을 시행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치의 변화는 정책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2021년 세제 강화가 전환점이 되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에는 상속세 기초공제가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되고, 최고세율이 50%로 인상되는 주요 세제 개편이 시행되었습니다. 기초공제 축소는 더 많은 자산가들이 과세 대상이 되도록 만들었고, 세율 인상은 과세 대상자들의 세 부담을 크게 늘렸습니다.

정책의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상속 과정에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두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납세자들이 이 정책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상속세 징수액 주요 수치
상속세 징수액 주요 수치

증여세의 감소는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회피 전략의 결과다

2021년 이후의 움직임을 보면 일종의 ‘세금 대피’가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증여세는 2021년 약 8조 600억 원을 정점으로 그 이후 계속 하락했습니다. 2024년에는 약 5조 7천억 원까지 떨어졌고, 2025년에는 약 6조 4천억 원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동시에 상속세는 2021년 이후 계속 상승했습니다. 2021년의 약 6조 9천억 원에서 2025년의 약 10조 원까지, 상속세 징수액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두 세금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세수 변화가 아닙니다. 높은 자산가들이 상속세 강화라는 신호를 받자, 기한 전에 증여를 집중하여 세 부담을 줄이려 했던 행동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정책의 의도와 다르게, 국민은 자신의 자산 이전 시점과 방식을 바꾸게 된 셈입니다.

세제 개편은 세율 숫자가 아니라 행동을 바꾸는 신호다

이 사건은 세법 개편이 단순한 수치 변화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2020년과 2025년의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한 번의 정책 결정이 10년 통계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율을 올리고 공제를 줄인다고 발표하는 순간, 납세자는 즉시 자신의 자산 이전 전략을 수정합니다.

앞으로 유사한 세제 개편이 논의될 때, 정책 입안자와 납세자 모두 이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정부는 세율 인상만으로는 원하는 세수를 거둘 수 없으며, 납세자는 발표 시점부터 ‘준비 기간’을 활용한 회피 전략을 실행합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현재 2025년에 상속세 자녀공제 확대 등 재개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세제 개편의 교훈을 직시한다면, 정책 변화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납세자의 행동은 즉시 변한다는 점을 반영한 더욱 정교한 설계가 필요할 것입니다. 자산을 물려주고 받으려는 가정이라면, 세율뿐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신호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현실적 대응책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자산 이전 계획에 미칠 영향

이제 개인의 관점으로 돌아오면, 이 통계는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단순히 ‘어느 것이 싼가’로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부 정책이 어느 쪽을 압박하고 있는지를 읽어내고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2021년 정책 강화 이전에 자산이 충분했던 사람들은 증여로 먼저 옮겼고, 그 이후에는 상속을 감수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점을 잘못 맞춘 사람은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현재 상속세 개편 논의를 주시하면서, 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자신의 자산 이전 계획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금 정책의 신호는 곧 국민의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의 타이밍이 결국 세 부담을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정책 변화의 소식에 더욱 신경 쓸 이유가 생깁니다.

상속세 징수액 최근 흐름
시점 금액
2020년 3조 9,042억원
2021년 6조 9,447억원
2022년 7조 6,113억원
2023년 8조 5,444억원
2024년 9조 6,439억원
2025년 10조 393억원

자료: 국세청 국세통계

※ 공공기관이 공개한 통계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자문이나 권유로 해석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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