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역전된 상속세와 증여세, 무엇이 바뀌었나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상속세와 증여세 징수액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한때 증여세가 상속세보다 1조 원 이상 많이 걷혔지만, 지금은 상속세가 증여세를 3조 원 이상 추월했습니다. 두 세금의 역할이 바뀐 이유를 묻게 됩니다.

상속세 징수액 추이
상속세 징수액 추이

10년 전엔 증여세가 1조 원 이상 더 많았다

2016년 상속세 징수액은 1조 9,949억 원, 증여세는 3조 3,551억 원이었습니다. 당시 증여세가 상속세보다 1조 3,602억 원 더 많이 걷혔습니다. 자산가들이 살아 있을 때 자녀에게 물려주는 방식이 죽음 이후 상속보다 훨씬 흔했다는 뜻입니다.

2025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상속세 징수액은 10조 393억 원으로 뛰어올랐고, 증여세는 6조 4,406억 원에 머물렀습니다. 이제 상속세가 증여세보다 3조 5,987억 원 더 많습니다. 부의 이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신호입니다.

두 세금의 역전만 주목해서는 안 됩니다. 증가 폭이 완전히 다릅니다. 상속세는 8조 448억 원 증가한 반면, 증여세는 3조 854억 원 증가에 그쳤습니다. 상속세가 증여세보다 2.6배 더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2021년 이후 상속세만 계속 올라, 증여세는 꺾였다

2021년은 분기점입니다. 그해 증여세 징수액은 8조 614억 원으로 제시된 기간 중 최고값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내리막입니다. 2021년을 정점으로 2022년 6조 9,827억 원, 2023년 6조 894억 원, 2024년 5조 6,541억 원으로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상속세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2021년 상속세 징수액은 6조 9,447억 원이었는데, 2025년 10조 393억 원까지 올랐습니다. 4년 사이 44% 증가했습니다. 2021년 이전에는 5년 동안 96% 증가했으니, 최근 상승의 가파름이 눈에 띕니다.

증여세의 급등과 하락은 정책 변화에 따른 일시적 파동으로 보입니다. 반면 상속세의 상승은 꺾이지 않고 계속되는 추세입니다. 이는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니라 상속 자체의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고령 자산가의 상속이 본격화되면서 상속세 기반이 확대되었다

2021년 이후 상속세의 우위가 확고해진 이유는 구조적입니다. 한국 가계 자산이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고령 자산가의 사망과 그에 따른 대규모 유산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상속 기반이 근본적으로 넓어졌습니다.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상속세가 78% 급증한 것은 이러한 흐름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증여세와 상속세는 상호 대체 관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자가 세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생전 증여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왜 상속세가 늘어날까요? 그것은 상속이 선택이 아닌 필연이기 때문입니다. 죽음 앞에서는 증여 전략이 통하지 않습니다.

2021년 증여세 최고점 이후 지속적으로 내려온 것은, 상속이 갈수록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인구 고령화라는 사회 구조 변화가 상속세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속세 징수액 주요 수치
상속세 징수액 주요 수치

죽음과 함께 이동하는 부의 크기가 커졌다는 뜻이다

상속세 증가는 단순히 세 수입이 늘었다는 의미를 넘습니다. 그것은 자산이 죽음과 함께 다음 세대로 이동하는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직접 보여줍니다. 상속세 기반이 넓어진다는 것은 상속되는 자산 규모가 커졌다는 뜻이고, 이는 한국 가계 자산이 얼마나 많이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는지를 반영합니다.

2025년 상속세가 2016년보다 8조 원 늘어났다는 것을 다르게 읽으면, 그만큼의 부가 세대 이양을 통해 이동한다는 뜻입니다. 한국 사회의 부의 이동 방식이 ‘살아 있을 때의 선택(증여)’에서 ‘죽음 이후의 필연(상속)’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는 신세대가 부모 세대로부터 얼마나 큰 자산을 상속받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의 부 불평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질문하게 합니다.

상속 규모의 확대는 개인 계획과 정책 선택의 시작점이다

가계에서 상속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상속세 징수액의 지속적 상승은 앞으로도 고령층의 대규모 상속이 계속될 것을 시사합니다. 자신의 가계에서 상속이 미칠 영향을 더 진지하게 계산하고, 상속에 따른 세 부담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정책 결정자가 직면한 질문은 더 무겁습니다. 상속세 징수액의 증가가 과연 지속 가능한지, 그리고 이처럼 커진 상속 규모가 부의 불평등을 고착시키는 것은 아닌지를 놓고 선택해야 합니다. 상속세만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면, 상속 자체를 둘러싼 사회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상속은 더 이상 개인의 사적 행위가 아니라 사회적 부의 재분배 구조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10년 전과 지금의 상속세·증여세 수치 역전은 그 변화의 기록이자 신호입니다.

상속세 징수액 최근 흐름
시점 금액
2020년 3조 9,042억원
2021년 6조 9,447억원
2022년 7조 6,113억원
2023년 8조 5,444억원
2024년 9조 6,439억원
2025년 10조 393억원

자료: 국세청 국세통계

※ 공공기관이 공개한 통계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자문이나 권유로 해석하지 마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남기기